영화 '타짜’에서 주인공 고니가 도박에서 속임수를 쓰는 듯한 상대에게 외치는 대사로 유명한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 말은 누군가를 어리석고 만만하게 여기는 것을 비판하거나 반박하는 말로 쓰입니다. 그렇다면 빙다리 핫바지라는 말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유래되었을까요?
오늘은 빙다리 핫바지의 뜻과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핫바지는 어떤 바지일까?
핫바지는 말 그대로 뜨거운 바지라는 뜻입니다. 솜을 넣어 두툼하게 만든 방한용 바지를 뜻하는 말이죠. 겨울에 추위를 막기 위해 바지 안에 솜을 덧대 입기도 했던 옛날 사람들의 옷차림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군용 방한 내피처럼 솜이 가득 들어 두루뭉술한 모양새를 가진 바지를 핫바지라고 부릅니다.
핫바지는 옛말 '핫바디’로부터 나온 말입니다. '핫바디’는 솜을 두었다는 뜻의 '핫’과 바지를 뜻하는 '바디’가 결합한 말입니다. 중세 국어까지 '핫’은 '핟’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대 국어로 넘어와서 음절 말 'ㄷ’을 'ㅅ’으로 표기하는 경향으로 인해 '핫’으로 변화했습니다.
이후 '핫바디’는 구개음화 현상으로 인해 '핫바지’가 됐고 19세기 문헌에 나타난 이후로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핫바지는 왜 욕으로 쓰이게 되었을까?
그런데 핫바지는 솜을 두어 지은 바지라는 뜻보다는 어리석거나 무식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더 자주 쓰입니다. 어떤 까닭으로 핫바지가 그런 뜻으로 쓰이게 되었을까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핫바지의 모양이 앞, 뒤 구분이 없고 두루뭉술한 모습이 너무나 남루하고 볼품없는 것이 쉬워 보이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이 볼품없는 모양에서 유래하여 점차 시골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말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핫바지는 1995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대전광역시에서 열린 자민련 창당 대회에서 충청남도 도민들에게 "충청도가 핫바지입니까?"라는 발언으로 시끌벅적해지며 이후 핫바지라는 표현이 화두에 올랐습니다. '몽니’에 이어 죽어있던 단어가 다시금 되살아 난 것이죠.
빙다리는 무슨 뜻일까?
그렇다면 핫바지와 함께 쓰인 '빙다리’는 무슨 뜻일까요? 사실 빙다리는 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은 비속어입니다. 그렇지만 그 뜻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병신 (病身)'은 신체의 일부가 온전하지 못한 사람을 뜻합니다. 누군가를 욕하거나 모자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도 쓰입니다. '병신 (病身)'의 잘못된 표현으로 '병신’이란 단어를 쓰기도 하는데 '빙다리’는 아마도 여기서 나온 비속어일 것입니다.
욕으로 쓰이는 단어에 무언가를 낮잡아 이르는 단어인 '-다리’를 합쳐 '빙다리’가 나오게 된 것으로 추측합니다. '-다리’는 늙다리나 구닥다리처럼 무언가를 낮잡아 이를 때 쓰입니다.
빙다리 핫바지는 왜 비하하는 말로 쓰일까?
병신이면서 만만하게 볼 수 있는 핫바지를 함께 사용했으니 매우 어리석고 만만한 상대라는 의미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 가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남의 공을 자신의 공으로 가로채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저도 회사 다니면서 경험한 일들이지요. 직급이 낮아서 또는 말주변이 없어서 그냥 그런 것을 당해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가 더 이상 참기 힘든 상황이 왔다면 이런 말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이게 누굴 빙다리 핫바지로 보나” 뭔가를 뺏어가거나 만만하게 막 대해도 괜찮은 어리석고 만만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빙다리 핫바지를 사용합니다.
빙다리 핫바지는 몸이 불편한 사람을 비하하고 하대하는 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핫바지’로 여기는 것도 엄청난 실례인데 거기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까지 덧붙였으니 '빙다리 핫바지’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마치며
오늘은 빙다리 핫바지라는 말의 뜻과 유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빙다리 핫바지는 어리석고 만만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핫바지는 솜을 넣은 방한용 바지를 뜻하고, 빙다리는 병신을 비하하는 표현을 뜻합니다. 이 말은 영화 '타짜’에서 유명해졌으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발언으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몸이 불편한 사람을 비하하고 하대하는 유래를 가지고 있으므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포스팅이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생활 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노령연금 금액 (국민연금, 기초연금) (77) | 2023.12.09 |
---|---|
일용직 근로자 퇴직금 지급대상과 계산방법 (143) | 2023.12.08 |
일용직 소득세, 주민세 계산방법과 소액부징수 적용방법 (82) | 2023.12.08 |
청구인, 상대방, 사건본인이란 무엇일까? (156) | 2023.12.07 |
구금 구류 구속 뜻과 차이점 (164) | 2023.12.06 |
불법체류자 처벌에 대한 모든 것: 법적 책임과 대책 (91) | 2023.12.06 |
월차와 연차 및 반차의 차이점과 반차 시간 (161) | 2023.12.05 |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의 차이와 처벌 (82) | 2023.12.05 |